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당연한 것들'을 잊고 산다. 예컨대, 뼈 건강이 그것이다.
제 역할을 묵묵히 하며 우리 몸을 지탱하는 이 존재는 어느 순간 '골다공증'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찾아온다.
특히 40대는 뼈 건강의 분기점이자 골절 예방의 출발선이다.
이 글은 '아직은 괜찮겠지'라 말하는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뼈 건강의 사실과 실천을 전한다.
1. 통증이 없다고 해서 뼈가 건강한 것은 아니다
40대 중반, 서울에 사는 김 모(47세) 씨는 갑작스러운 손목 골절로 병원을 찾았다.
그저 집 안에서 미끄러졌을 뿐인데 엑스레이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정형외과 전문의는 말했다. “뼈가 많이 약해져 있네요. 골밀도 검사를 권해드립니다.”
그녀는 자신의 뼈가 약하다는 것을 단 한 번도 의식한 적이 없었다.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뚜렷한 경고는 없었고 평소 생활에도 큰 불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골밀도가 상당히 손실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40대 여성의 골다공증 환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그 수치는 5년 사이 30% 이상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도 간과할 수 없다.
45세 이상 남성의 골다공증 진단율은 낮지만 실제 골절 발생 시 회복 속도는 여성보다 더 느리고 사망률은 오히려 높다는 보고도 있다.
골절은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일' 그 이상이다.
척추가 주저앉고 고관절이 부러지면 6개월 이상 누워 지내야 하며 이로 인해 2차 질병(폐렴, 욕창, 근육위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고관절 골절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20%에 달한다는 통계는 이 위험을 실감케 한다.
2. 칼슘과 비타민D는 ‘의무’다, 선택이 아니다
식습관은 골다공증 예방의 첫 단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유'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성인의 하루 권장 칼슘 섭취량은 약 700~1000mg인데 한국영양학회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2022)를 보면 40대 성인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하루 520mg 수준에 그친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치다.
칼슘이 풍부한 식품은 많다.
대표적으로는 멸치, 유제품, 두부, 해조류, 브로콜리, 콩류 등이 있다.
하지만 한국인의 식단 특성상 나트륨은 과잉이고 칼슘 섭취는 부족한 식습관이 반복된다.
게다가 커피, 탄산음료, 짠 국물 요리 같은 일상적인 음식은 칼슘을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시킨다.
칼슘의 흡수를 위해 꼭 함께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는 바로 비타민D다.
그러나 현대인의 실내 중심 생활로 인해 비타민D 결핍은 매우 흔하다.
2023년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40대 여성의 69%가 비타민D 부족 상태이며 이는 칼슘 흡수율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권장한다.
하루 800IU 이상의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하거나 주 3회 이상 30분 정도 햇볕을 쬐는 생활 습관을 들일 것.
또한 칼슘 보충제 복용 시에는 마그네슘도 함께 챙기면 좋다. 흡수율을 높이고 결석 형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한 끼의 선택이 10년 뒤의 뼈를 만든다.
지금 챙겨야 할 건 단백질보다 칼슘일지도 모른다.
3. 운동은 약보다 느리지만, 더 강하다
운동은 뼈 건강의 ‘유일한 능동적 치료법’이다.
특히 뼈에 하중을 주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며 꾸준히 하면 골밀도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연구(2020)에 따르면 주 3회, 30분 이상 유산소+근력 복합 운동을 6개월간 실천한 중년 여성의 평균 골밀도가 약 5% 상승했다는 결과가 있다. 이는 칼슘 섭취만으로는 얻기 힘든 수치다.
특히 40대에는 다음과 같은 운동이 추천된다:
- 걷기 및 계단 오르기: 체중이 발바닥에 실리는 구조이므로 뼈에 지속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 하루 8,000보 이상 걷는 것만으로도 고관절 골절 위험이 30% 감소한다.
- 근력 운동: 스쿼트, 런지, 플랭크는 허벅지 및 코어 근육을 강화해 낙상 예방에 탁월하다.
- 균형 및 유연성 운동: 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은 낙상을 줄이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려준다.
낙상 사고는 65세 이상 골절 환자의 60% 원인이다.
하지만 대비는 40대부터 시작해야 한다.
평소 체중이 불안정하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면 낙상 가능성은 이미 존재한다.
뼈는 반복을 기억한다.
무리한 운동이 아닌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그 기억은 단단해진다.
결론 : 지금이 골다공증 예방의 '골든 타임'
건강은 예방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뼈는 그 어떤 장기보다도 '사전 관리'가 중요하다.
넘어지지 않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그 첫걸음은 지금의 식단, 지금의 운동, 지금의 생활을 다시 들여다보는 데 있다.
지금 골다공증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자.
대한골대사학회는 “골다공증은 조기 발견과 조기 대응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DXA 스캔)와 함께 오늘부터라도 칼슘을 한 숟가락 더 햇살 아래 걷기 10분만 더 실천해 보자. 나중을 위한다면 지금 해야 한다.
뼈는 말이 없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끝까지 기억한다.